에피소드 1: 사막의 들개들과 그림자 무희 (초안)
크림슨 템페스트 사가
1장: 도적의 은닉품
에피소드 1: 사막의 들개들과 그림자 무희
숨 막히는 열기가 케일런을 강타했다. 잿빛 황무지에서는 익숙한 고통이었다. 하늘은 표백된 뼈 같은 색이었다. 열기는 하늘에서 짓눌러왔다. 갈라진 잿빛 땅에서는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부러진 이빨처럼 솟아난 검은 바위들도 열기를 뿜어냈다. 밀가루처럼 고운 먼지가 온몸을 뒤덮었다. 해진 가죽 튜닉 위에도, 거뭇한 수염에도, 등에 멘 거대하고 흉터 가득한 칼자루 위에도 내려앉았다. 입안에서는 모래와 종말의 맛이 느껴졌다.
케일런은 바람에 깎인 바위 돌출부에 기댔다. 튜닉 너머로 돌이 체온을 빼앗아 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아래, 약 50야드 거리에 마차 몇 대가 보였다. 육중한 여섯 다리 그롤룩 짐꾼들이 깜박이는 잿불꽃 선인장 옆에 모여 있었다. 오아시스라기엔 초라한 모습이었다. 상인 캐러밴이었다. 약탈하기 딱 좋은 먹잇감. 케일런의 경우에는, 호위할 대상이었다. 그는 아침 내내 냄새를 추적했다. 땀 냄새, 짐승 똥 냄새, 그리고 불안한 돈 냄새였다.
케일런은 먼지를 뱉었다. 또 하루가 시작됐다. 다시 동전 몇 닢을 벌어야 했다. 짐승을 쫓든, 현상금을 쫓든, 사냥의 짜릿함은 이미 익숙했다. 이제는 그저 지긋지긋한 생존의 고통일 뿐이었다. 보급품이 필요했다. 녹 맛이 나지 않는 괜찮은 술도 마시고 싶었다. 소문에 따르면, 며칠 더 가야 하는 오아시스 도시 자르투스에서는 은화만 있다면 두 가지 모두 구할 수 있었다.
바위에서 몸을 뗀 케일런은 완만한 경사면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무거운 장화가 자갈 위에서 버석거렸다. 그가 캐러밴 경계선에 다가서자 사람들이 고개를 돌렸다. 바짝 마른 경비병들이었다. 그들은 그을린 길의 위험을 아는 듯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케일런을 보며 긴장했다. 손은 칼자루로 향했다. 케일런은 그들에게 나른하고 웃음기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비병들의 허술한 수와 낡은 장비를 훑어보았다. 별 볼 일 없었다.
땀에 젖은 뚱뚱한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황무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 좀 더 잘 차려입은 개인 경호원 둘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거기 당신! 용건이 뭐요!" 상인은 위엄을 보이려 했지만, 목소리는 겁먹은 새처럼 가늘게 떨렸다.
케일런은 10피트 정도 거리를 두고 멈춰 서서 허리에 손을 짚었다. "일손이 더 필요할 거라 들었소. 내 이름은 케일런. 자르투스 이쪽에서는 내가 최고지. 도적 놈들을 빼면 말이오."
튜닉에 새겨진 화려한 문장으로 보아, 상인의 이름은 발레리우스 폼프틴인 듯했다. 그는 잔뜩 거드름을 피웠다. "정말인가? 우리에겐 경비병들이 있소."
"보이더군." 케일런이 신경질적인 경비병들을 얕잡아보며 말했다. "시늉하기엔 충분하겠지. 하지만 사막의 들개들이 당신 냄새를 제대로 맡는다면 어림없을 거요." 그는 다른 마차보다 크고 좀 더 튼튼해 보이는 상인의 주 마차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특히 저 안에 뭘 숨겼든 간에 말이지."
발레리우스의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말도 안 돼! 그냥 일반 상품들이오! 향신료, 직물…"
"향신료보다는 더 비싼 냄새가 나는데." 케일런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이봐, 발레리우스. 내 칼은 날카롭고, 내 눈은 더 날카롭소. 난 싸구려가 아니지. 지금 당장 은화 여덟 닢. 자르투스에 도착해서 열두 닢 더 주시오. 받든지 말든지 하시오. 당신이 거절하면, 남은 걸 쪼아 먹을 독수리는 여기 널렸으니."
발레리우스는 마른침을 삼켰다. 불안한 듯 경호원들을 쳐다봤지만, 그들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는 통통한 손을 비비 꼬았다. "여덟… 지금 여덟 닢이라고? 터무니없소! 다섯 닢, 도착하면 열 닢!"
케일런은 거칠게 웃었다. "지금 여덟 닢, 도착하면 열두 닢. 마지막 제안이오. 아니면 그냥 멀찍이 따라가면서, 누가 먼저 당신 돈주머니를 터는지 구경할 수도 있고."
발레리우스는 더듬거렸다. 노골적인 협박은 효과가 있었다. 그는 불손한 용병에 대해 투덜거리며 부하에게 손짓했다. 부하는 마지못해 케일런의 손바닥에 변색된 은화 여덟 닢을 세어 주었다.
케일런은 동전의 무게를 느꼈다. 익숙한 감각이 그를 안정시켰다. "거래는 즐겁군." 그는 이번에는 좀 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나머지 돈을 받기 전에 다 같이 죽는 일은 없도록 하시오."
다음 이틀 동안, 캐러밴은 그을린 길을 따라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느릿느릿 나아갔다. 케일런은 선두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황량한 평원 위로 열 아지랑이가 춤췄다. 지평선에는 고대의 폐허들이 공동묘지의 묘비처럼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케일런은 그 그늘진 입구들을 샅샅이 살폈다. 그는 포식자처럼 웅크린 채 움직였다. 투덜거리는 경비병이나 상인의 불안한 시선은 무시했다. 그는 흔적을 발견했다. 바람에 반쯤 지워졌지만, 발자국 수가 너무 많았다. 유목민의 것이 아니었다. 빛이 반사될 리 없는 높은 능선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감시당하고 있었다. 추적당하고 있었다.
그는 발레리우스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상인은 조심하기보다 돈을 더 믿었다. 그는 무시하듯 손을 내젓고는 자기 마차로 돌아갔다. '멍청이들과 그 돈.' 케일런은 암울하게 생각했다.
공격은 늘 그렇듯, 캐러밴이 가장 취약할 때 시작됐다. 오래전에 마른 강바닥이 만든 좁은 협곡을 지날 때였다. 높은 암벽이 양옆에서 숨 막히게 다가왔다. 소리를 죽이고, 완벽한 매복 지점을 제공했다. 절벽 위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바위가 쏟아져 내려 선두의 그롤룩을 덮쳤다. 거대한 짐승은 포효하며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혼돈이 시작됐다.
적들이 협곡 벽을 타고 내려왔다. 불안할 정도로 빠르고 조용했다. 그들이 경비병들에게 달려들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화살이 쉭 소리를 내며 날아와 살을 파고들었다. 역겨운 소리가 났다. 강철 부딪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자들은 소리치고, 욕설을 퍼붓고, 비명을 질렀다. 공기 중에 피비린내와 톡 쏘는 공포의 냄새가 퍼졌다. 이들은 단순한 약탈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악랄하게 협동하며 캐러밴의 허술한 방어선을 뚫었다.
케일런은 즉시 반응했다. 그는 거대한 검을 뽑아 들었다. 가끔 머릿속으로 '속삭임'이라 부르는 검이었다. 살과 뼈를 가르며 포효하는 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다. 그는 첫 공격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파괴의 회오리였다. 그의 육중한 검은 잔혹한 효율성으로 방패, 팔다리, 몸통을 베어 넘겼다. 익숙한 전투의 열기가 느껴졌다. 그의 감각을 날카롭게 하고 힘을 북돋는 원초적 에너지가 솟아올랐다. 그는 창 공격을 옆으로 피했다. 창자루를 잡아 도적을 동료에게 던져버렸다. 그리고 속삭임을 파괴적인 호를 그리며 내리쳤다.
하지만 적들은 수가 많았고, 숙련되어 있었다. 그들은 손실을 무시하고 끊임없이 밀고 들어왔다. 케일런 주위로 시체가 쌓여갔다. 그는 점점 상인의 마차 쪽으로 밀려났다. 칼날이 팔뚝을 스쳤다. 케일런은 신음했다. 얕은 상처였지만 성가셨다. 공간이 필요했다.
그때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떨어지는 그림자처럼 가볍게 뛰어내렸다. 높은 바위 턱에서 공황 상태에 빠진 두 경비병 사이로 착지했다. 그녀는 유려한 우아함으로 움직였다. 매혹적이면서도 두려웠다. 몸에 꼭 맞는 어두운 가죽 옷을 입고 있었다. 한 쌍의 곡도가 흑요석 송곳니처럼 번쩍였다. 그녀는 두 경비병이 알아채기도 전에 처리했다. 한 명의 턱 밑을 정확히 찔렀다. 다른 한 명의 목을 번개처럼 베었다. 그녀가 일어섰다. 그녀의 눈은 놀랍도록 밝고 얼음 조각처럼 날카로웠다. 혼돈 속에서 그녀의 눈이 케일런의 눈과 마주쳤다. 여자였다. 사납고 치명적이었다. 분명 우두머리였다. 그림자 무희. 케일런은 길가 술집에서 들었던 악명 높은 여성 도적 두목에 대한 소문을 떠올렸다. 세라피나였다.
그녀의 움직임은 케일런 자신의 원초적인 힘과는 정반대였다. 속도, 민첩성, 치명적인 정밀함. 잔인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스쳤다. 그녀는 케일런이 만든 살육의 현장을 훑어보았다. 이내 무시하고, 날카롭고 분명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즉각적인 위협 속에서 호기심이 일었다. 케일런은 이 치명적인 사막의 꽃에게 끌렸다. 궁금했다. 심지어 그녀의 부하 하나가 사납게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막아내면서도 그랬다. 홈이 파인 도끼를 든 우락부락한 덩치였다.
케일런은 덩치를 뒤로 밀쳐냈다. 잠시 숨 돌릴 틈을 벌었다.
세라피나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단검들이 복잡하고 치명적인 춤을 추었다. 그녀의 정예 부하들도 함께 쇄도했다. 그들은 케일런을 상인의 마차 쪽으로 몰아넣었다. 케일런은 돌격을 맞받아쳤다. 속삭임은 치명적인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수적으로 불리했고, 기동성에서도 밀렸다. 도끼잡이가 다시 덤벼들었다. 다른 두 명도 짧은 검을 들고 파고들었다. 케일런은 수세에 몰렸다. 그는 도끼를 막았다. 충격에 팔이 울렸다. 하지만 검 하나가 그의 방어를 뚫었다. 쇄골 근처 어깨 깊숙이 파고들었다. 고통이 뜨겁고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 그는 포효하며 검사 한 명을 걷어찼다. 하지만 도끼잡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케일런을 마차의 두꺼운 나무 벽에 처박았다.
세라피나는 지켜보고 있었다.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결정타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끼가 케일런의 머리를 쪼갤 듯이 내려왔다. 케일런은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속삭임을 들어 막았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이 충격은 그의 방어를 부술 것이다. 팔이 부러지거나, 더 심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패배가 갑작스럽고 불가피하게 느껴졌다.
그때,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생각이 아니었다. 순수하고 원초적인 본능이 폭발했다.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에너지가 그의 팔다리로 흘러들었다. 대장간 불처럼 뜨거웠다. 신경이 타오르는 듯했다. 세상이 아주 잠시 느려지는 것 같았다. 내려오는 도끼가 거의 느릿하게 보였다. 시간이 늘어났다.
짐승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케일런은 단지 공격을 막아낸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것을 산산조각 냈다. 그의 검이 도끼와 부딪혔다. 쨍그랑 소리가 아니었다. 강철이 부서지는 귀청이 터질 듯한 균열음이었다. 도끼 머리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도끼를 휘두르던 덩치는 눈을 크게 떴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갑작스러운 공포가 어렸다. 그는 충격으로 얼얼한 손을 바라보았다.
케일런은 거의 의식하지 못했다. 그 힘이 온몸을 휘감았다. 익숙하지 않았고, 두려웠고, 짜릿했다. 그는 불가능한 힘으로 기절한 도끼잡이를 밀쳐냈다. 도끼잡이는 비틀거리며 동료들 사이로 쓰러졌다. 열 아지랑이 같은 희미한 아른거림이 케일런 주위의 공기를 순간적으로 왜곡시키는 듯했다.
싸움이 주춤했다. 도적들과 남은 경비병들 모두 얼어붙어 그를 쳐다보았다. 세라피나의 냉정한 침착함도 마침내 깨졌다. 그녀의 눈이 아주 약간 커졌다. 단검이 살짝 내려갔다. 그녀는 불가능한 광경을 보고 있었다.
케일런은 헐떡이며 서 있었다. 이상한 에너지는 이미 빠져나가고 있었다. 속이 텅 빈 느낌이었지만, 맹렬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는 속삭임의 칼자루를 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깊은 혼란이 남은 아드레날린과 뒤섞였다. 대체… 방금 그건 뭐였단 말인가?
(에피소드 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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