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퇴행: 어느 농장의 기록

 

위대한 퇴행: 어느 농장의 기록

제 1 장

미래 농장(Future Farm). 이름은 거창했지만, 새벽 공기는 이전, 그러니까 매너 농장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닭 우는 소리와 외양간의 소똥 냄새는 여전했고, 동물들의 고단한 하루가 시작되는 방식도 예전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농장 곳곳에 새로 칠해진 흰색 페인트와, 그 위에 검고 굵은 글씨로 쓰인 '호그원 대장의 농장 수칙'이었다. 글씨는 힘찼지만 어딘가 비뚤빼뚤했고, 덜 마른 페인트 위로 파리 몇 마리가 앉아 쉬고 있었다.

이른 아침 순찰은 호그원 대장의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커다란 검은 얼룩 돼지인 그는, 과거 농장의 '경비견'이었던 시절처럼 어깨를 쫙 펴고 위엄 있게 걸으려 애썼지만, 육중한 몸 때문에 다소 뒤뚱거리는 모습은 감출 수 없었다. 그의 작은 눈은 끊임없이 좌우를 훑었고, 땅에 닿을 듯 말 듯 한 코는 연신 킁킁거리며 밤새 흐트러진 무질서의 냄새라도 맡으려는 듯했다. 마침 암탉 한 마리가 무리에서 살짝 벗어나 땅바닥에 떨어진 옥수수 알갱이를 쪼자, 호그원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안에 담긴 서슬 퍼런 기운은 주변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열 복귀! 질서는 농장의 생명이다!"

암탉은 깃털을 곤두세우며 혼비백산하여 제자리로 돌아갔고, 주변의 다른 닭들도 덩달아 움찔하며 더욱 바짝 고개를 숙였다. 그의 순찰길 옆으로는 양들이 불안한 듯 서로에게 몸을 비비며 서 있었고, 그들의 멍청하고 순한 눈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농장 중앙의 늙은 느티나무 위에서는 '한밤의 부엉이 회의' 멤버들이 이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농장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존재들이었다. 호그원과 가까운 굵은 가지에 앉은, 살이 포동포동하게 찐 올빼미 몇몇('호그원의 충실한 올빼미들'이었다)은 만족스러운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질서, 그것이야말로 농장에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더 높고 구석진 가지에 앉아 눈을 날카롭게 빛내고 있는, 깃털이 다소 헝클어진 부엉이들(바로 그 악명 높은 '목청 높은 부엉이들'이었다)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부리를 딱딱거렸다. 그들의 눈에는 호그원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농장의 자유를 짓밟는 소리로 들리는 듯했다.

늘 그렇듯, 늙은 당나귀 벤자민은 울타리 구석에서 이 모든 광경을 무심하게 지켜보며 엉겅퀴를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그는 매너 농장 시절부터 이 농장에 있었고, 수많은 지도자와 구호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눈에는 어떤 기대도, 그렇다고 특별한 실망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끝없이 되풀이되는 순환의 한 장면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 번쩍이는 까치 한 마리가 쏜살같이 날아와 호그원의 발치에 반짝이는 유리조각 하나를 떨어뜨리고는 재빨리 그의 어깨 위로 날아올랐다. 호그원은 잠시 멈칫했지만, 그의 작은 눈은 유리조각 대신 여전히 대열을 벗어난 동물이 없는지만 살피고 있었다. 이내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순찰을 계속했다. 그의 어깨 위에 앉은 까치, '카멜레온' 코코는 깃털을 고르며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그녀의 작고 영리한 눈은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빛났고, 잠시 후 다시 날아올라 가장 높은 나뭇가지, 호그원의 집무실 창문이 가장 잘 보이는 그 자리로 향했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코코가 농장의 실세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아무도 감히 입 밖에 내지는 못했다.

저녁 식사 시간 전, 호그원은 모든 동물을 광장으로 소집했다. 배급 시간이 다가오자 동물들은 마지못해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그는 단상 역할을 하는 낡은 나무 상자 위에 올라서서 짧고 굵은 목소리로 연설했다.

"옛날의 방만하고 부패했던 시절은 끝났다! 그 시절의 무능한 지도자들은 농장을 망쳤다! 이제 미래 농장은 오직 '법과 원칙', 그리고 '효율'만이 존재할 것이다!"

그는 어제보다 더 줄어든 배급량을 '과거의 낭비 제거'라고 불렀고, 새로 추가된 고된 야간 보초 임무를 '농장 안보 강화를 위한 모두의 희생'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동물들은 침묵 속에서 배고픔과 피곤함만을 느낄 뿐이었다. 연설이 끝나자, 동물들은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우리로 흩어졌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등은 더욱 굽어 보였다.

어둠이 내려앉은 농장에는 순찰을 도는 경비견들의 규칙적인 발소리와, 느티나무 위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부엉이들의 불만스러운 울음소리만이 낮게 울려 퍼졌다. 벤자민은 마지막 남은 엉겅퀴 줄기를 다 씹고는, 길게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미래 농장의 또 다른 하루가, 그렇게 예측 가능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제 2 장

호그원 대장이 '농장 효율 극대화'라는 이름 아래 시작한 '새 도랑 파기' 작업은 동물들의 등골을 휘게 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노동에 계절마저 짓궂어, 차가운 가을비는 진흙을 질퍽한 수렁으로 만들었고, 동물들의 발은 그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목적도 불분명한 그 일은,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사료를 먹고 더 오랜 시간 노동해야 하는 동물들에게는 끝없는 고역일 뿐이었다. 특히 힘없는 양들과 닭들은 진흙탕 속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금방 지쳐 쓰러지기 일쑤였다. 불만을 표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그들의 퀭한 눈과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는 그 자체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미래 농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동물들의 현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암담해 보였다.

그날 밤, 비바람이 몰아치는 늙은 느티나무 위에서는 부엉이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새 도랑 파기'의 진행 상황 점검과 '동절기 대비책'이었지만, 회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목청 높은 부엉이들의 대표 격인, 눈매가 매처럼 날카로운 회색 부엉이가 젖은 깃털을 부르르 떨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대장 동지! 동물들이 굶주림과 혹사로 쓰러져가고 있소이다! 언제까지 이 무의미한 도랑 파기를 계속할 것이오? 당장 중단하고 동절기 식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오! 게다가, 대장 곁의 그 까치는 매일같이 반짝이는 것을 물어다 둥지를 치장하고, 가장 좋은 풀밭의 클로버를 독차지한다는데, 이것이 대장이 말하는 '공정'이오?" 그의 목소리는 비바람 소리를 뚫고 나무 전체를 울렸다.

즉각 호그원의 충실한 올빼미 중 가장 덩치가 큰 갈색 올빼미가 젖은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맞받아쳤다. "또다시 선동적인 발언을 하는군! 대장 동지의 영도 아래 우리 농장은 위대한 전진을 하고 있음을 왜 인정하지 못하는 거요! 과거의 실패를 벌써 잊었소? 약간의 어려움은 진보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일 뿐이오! 그리고 코코 동지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는 당장 중단하시오! 그녀는 대장 동지의 건강을 보좌하고 있을 뿐이오!"

양측의 고성이 오가며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효율'과 '희생', '공정'과 '음해'라는 단어들이 뒤섞여 날아다녔지만, 정작 굶주린 동물들의 배를 채울 실질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요한 결정은 아무것도 내려지지 않은 채, 서로를 향한 비난과 고함 소리만 밤새도록 비바람과 함께 나무 주위를 맴돌았다.

다음 날 아침,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찌푸려 있었다. 동물들이 어김없이 진흙탕 속에서 힘겹게 도랑을 파고 있을 때, 까치 '카멜레온' 코코는 농장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들고 물기가 마른 풀밭 위를 우아하게 거닐고 있었다. 어제 호그원이 '대장의 건강 회복과 사색을 위한 특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며 다른 동물들의 접근을 엄격히 금지시킨 바로 그곳이었다. 코코는 새로 돋아난 부드러운 클로버 잎사귀들을 콕콕 쪼아 맛보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근처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경비견 두 마리가 다가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코코는 잠시 그들의 보고를 듣는 듯 하더니, 특정 방향으로 부리를 까딱였다. 얼마 후, 경비견들은 다른 동물들이 침만 삼키며 바라보는 가운데, 가장 실하고 싱싱한 클로버 몇 포기를 뽑아 코코의 둥지가 있는 나무 아래로 조심스럽게 가져다 놓았다.

동물들 사이에서는 이제 속삭임이 아닌, 작지만 분명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힘든 노동을 피해 잠시 나무 그늘에 숨어 있던 늙은 양이 중얼거렸다. "어젯밤엔 빈 뱃가죽 때문에 잠도 못 잤어. 이러다 겨울은 어찌 날꼬." 옆에 있던 다른 양도 맞장구를 쳤다. "내 새끼 양은 털갈이 할 힘도 없어 보이는데, 코코의 깃털은 어쩜 저리 윤기가 흐르는지 몰라." 이런 말들은 결코 큰 소리로 나오지 않았지만, 바람을 타고, 또 서로의 귓속말을 통해 농장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런 불온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아니면 그의 충실한 올빼미들이나 경비견들이 과장하여 보고했는지, 호그원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굳어갔고 눈빛에는 의심과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한번 동물들을 광장으로 소집했다. 이번에는 그의 목소리에 노골적인 위협과 경고가 담겨 있었다.

"우리 위대한 미래 농장의 발전을 방해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불평불만만 일삼는 불순분자들이 암약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실패한 세력과 내통하며 농장의 단결을 해치려는 반역자들이나 다름없다! 분명히 경고한다! 농장의 신성한 질서를 파괴하려는 자들은 그 누구든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뿌리 뽑아 마땅하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이전보다 더 수가 늘어난 듯한 경비견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그들은 동물들 사이를 천천히 걸어 다니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모두를 훑어보았다. 짙은 공포가 다시 농장을 뒤덮었다. 동물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날 저녁, 해가 지고 축축한 땅 위로 희미한 별빛이 내려앉을 때, 늙은 느티나무 높은 가지에서 날카로운 부엉이 울음소리가 어둠을 갈랐다.

"농장 수칙 제3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조항은 아직 유효한 것이오? 대답하시오, 대장 동지!"

그것은 목청 높은 부엉이들의 굴하지 않는, 대담한 질문이었다. 아래쪽 진흙 바닥 위에 서 있던 호그원은 그 소리가 들려온 쪽을 노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두툼한 목살이 분노로 파르르 떨렸다. 잠시 농장 전체에 숨 막히는 침묵이 흘렀다.

구석 어둠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벤자민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밤따라 유난히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수칙은 벽에 쓰여 있지. 하지만 평등은 배 속에 쓰여 있는 법이라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의 배는 텅 비어 있지."

제 3 장

목청 높은 부엉이의 대담한 질문은 느티나무 아래 서 있던 호그원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돼지우리 안을 씩씩거리며 돌아다녔다. 그의 육중한 몸이 좁은 우리 안을 오갈 때마다 바닥의 짚단이 거칠게 바스락거렸다. 다음 날 새벽, 그는 눈에 핏발이 선 채로 가장 충실한 올빼미 몇몇과 경비견 부대의 우두머리를 긴급히 호출했다. 회의는 짧고 격렬했다. 돼지우리의 악취와 긴장감이 뒤섞인 공기 속에서 호그원의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

"그들의 입을 막아야 한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감히 대장의 권위에 도전하고 농장의 단결을 해치려 하다니! 농장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해!"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단호한 결의는 회의에 참석한 모두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 농장에는 새로운 목소리가 마치 그림자처럼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영리하고 교활한 까마귀, '코르부스'의 목소리였다. 그는 이전에는 그저 다른 까마귀들과 어울려 다니며 눈에 띄지 않던 존재였지만, 어느새 호그원의 총애를 받는 선동가로 떠올랐다. 그는 농장 곳곳을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쉬고 있는 동물들에게 다가가 마치 비밀이라도 알려주듯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호그원의 거친 연설보다 훨씬 더 듣기 좋은, 매끄럽고 설득력 있는 음색이었다.

"여러분, 저 느티나무 위의 목청 높은 부엉이들이 왜 자꾸 불만을 터뜨리는지 아십니까? 그들은 과거, 동물들이 무지했던 시절에 누렸던 특권을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피땀으로 이룩한 우리 '미래 농장'의 위대한 발전을 시기하고 방해하려는 것입니다!"

그는 줄어든 배급량에 대해서는 "과거의 방만한 운영으로 낭비되었던 사료를 절약하여, 모든 동물에게 가장 필요한 만큼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과학적 조치"라고 설명했고, 끝없이 이어지는 '새 도랑 파기'에 대해서는 "우리 후손들을 위한 위대한 투자이며, 농장의 영원한 번영을 위한 초석"이라고 미화했다. 그의 말은 종종 어려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의 단호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 그리고 가끔 보여주는 '내부 정보'에 대한 암시는 일부 순진한 동물들에게는 그럴듯하게 들렸다.

며칠 후, 여전히 진흙탕인 '새 도랑 파기' 현장에서 늙은 암양 한 마리가 결국 탈진하여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주변의 동물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을 감독하던 경비견은 즉시 까마귀 코르부스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코르부스는 즉시 검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와, 쓰러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암양을 경멸하듯 내려다보며 혀를 찼다.

"쯧쯧, 또 게으름뱅이로군. 다른 모든 성실한 동물들이 농장의 미래를 위해 땀 흘려 일할 때, 꾀병을 부려 농장의 위대한 전진을 방해하다니. 이것이야말로 농장 전체에 해를 끼치는 사보타주 정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는 회복되는 대로 그 암양에게 두 배의 작업량을 부과해야 하며, 다른 동물들에게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큰 소리로 선언했다. 주변의 양들이 작게 항의하려 했지만, 날카롭게 짖어대는 경비견들의 위세에 눌려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농장의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더욱 삭막해졌다. 까마귀 코르부스는 호그원 대장의 이름으로 새로운 '농장 생활 지침'을 발표했다. 나무껍질에 날카롭게 새겨진 지침은 이전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위협적이었다.

"첫째, 허가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모임 및 두 마리 이상의 잡담을 금지한다. 둘째, 모든 농장 관련 논의는 오직 대장이 주관하는 공식 집회 시간 및 지정된 장소에서만 허용된다. 셋째, 대장 동지나 그의 정책, 또는 그의 충실한 조력자들에 대한 그 어떤 형태의 비방이나 근거 없는 유언비어 유포 시, 농장 반역죄로 간주하여 엄중 처벌한다."

경비견들은 이제 밤낮으로 순찰을 돌며 동물들의 대화를 노골적으로 엿듣거나, 헛간을 불시에 뒤지며 '불온한 증거'를 찾으려 했다. 동물들은 서로를 마주할 때조차 불안한 눈빛을 교환할 뿐, 혹시라도 잘못된 말 한마디가 자신과 가족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까 두려워 입을 열기를 주저했다. 농장에는 불신과 공포가 안개처럼 스며들고 있었다.

호그원 대장은 이제 완전히 자기만의 생각과 의심에 사로잡힌 듯 보였다. 그는 느티나무 위의 목청 높은 부엉이들이 모여 조용히 있는 것조차 '암살 음모를 꾸미는 증거'로 여겼고, 닭들이 모여 평범하게 모이를 쪼는 모습조차 '반란을 모의하는 현장'으로 해석했다. 그는 자신의 충실한 올빼미들에게 거의 매일같이 외쳤다. "농장 곳곳에 배신자들이 숨어있다! 저들이 먼저 우리를 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의 작은 눈에는 광적인 불안감과 편집증적인 의심이 번뜩였다.

어느 날 저녁, 해가 핏빛처럼 붉게 물들 무렵, 까마귀 코르부스가 다급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동물들을 다시 광장으로 불러 모았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매끄러움 대신 다급함과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그는 녹슨 쇠붙이 조각 하나를 발톱으로 움켜쥔 채 높이 치켜들었다.

"여러분! 이것을 보십시오! 오늘 아침, 우리 용감한 경비견 동지들이 느티나무 뿌리 근처, 바로 저 목청 높은 부엉이들의 둥지 아래에서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보타주 시도이자, 우리 위대한 대장 동지를 해하려는 비열한 음모의 증거입니다! 저들은 말로 안 되니 이제 폭력으로 농장을 파괴하려 합니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이전보다 훨씬 더 사납고 위협적인 기세의 경비견들이 느티나무 주위를 물샐틈없이 포위했다. 나무 위의 부엉이들은 당황과 분노로 날개를 퍼덕였고, 아래에 모인 동물들은 공포에 질려 숨을 죽였다. 이제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벤자민은 어둠 속에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두려움은 전염되는 병이지. 처음에는 이웃을 의심하게 만들고, 나중에는 자기 자신마저 믿지 못하게 만든다네. 그리고 마침내, 두려움은 괴물을 만들어내지."

농장에는 폭풍 전야 같은,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호그원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느티나무 위의 부엉이들은 어떻게 될까? 동물들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밤은 깊어갔지만, 아무도 잠들지 못했다.

제 4 장

까마귀 코르부스의 광기 어린 외침이 끝나자, 광장에는 숨 막히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방금 전까지 웅성거리던 동물들은 공포에 질려 얼어붙었고, 오직 느티나무를 포위한 경비견들의 낮고 위협적인 으르렁거림만이 밤공기를 갈랐다. 그들의 눈은 어둠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고,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잔뜩 힘이 들어간 근육은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무 위의 부엉이들은 불안하게 날갯짓했지만, 그물처럼 좁혀오는 포위망을 뚫고 달아날 엄두는 내지 못했다. 모든 시선은 단상 위의 호그원, 그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는 듯한 그의 육중한 실루엣에 쏠렸다.

호그원은 잠시 동안 그 절대적인 침묵과 동물들의 눈에 서린 공포를 음미하는 듯 보였다. 그의 두툼한 입가가 미세하게 뒤틀리는가 싶더니, 이윽고 그는 고개를 살짝 까딱였다. 그것이 신호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경비견 부대의 우두머리가 하늘을 향해 길고 날카롭게 짖어대자, 수십 마리의 경비견들이 일제히 느티나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은 으르렁거리며 나무 기둥을 앞발로 미친 듯이 긁어댔고, 일부는 놀라운 도약력으로 낮은 가지 위로 뛰어올라 부엉이들의 보금자리를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밤의 정적은 순식간에 부엉이들의 경악과 고통에 찬 비명, 개들의 사나운 짖는 소리, 나뭇가지가 무참히 부러지는 소리로 뒤덮인 아수라장이 되었다.

몇몇 목청 높은 부엉이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들은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개들의 주둥이와 등을 공격하며 자유를 위한 마지막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훈련된 경비견들의 조직적이고 잔혹한 공격 앞에 그들의 용기는 무력했다. 깃털이 눈송이처럼 어지럽게 흩날렸고, 몇몇 부엉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곤두박질쳐 경비견들의 발길에 짓밟혔다. 또 다른 부엉이들은 심하게 다쳐 축 늘어진 채 개들에게 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공격은 짧고 잔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느티나무 위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목청 높은 부엉이들이 늘 앉아 있던 높은 가지들은 이제 텅 비어버렸거나, 부러진 채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나무에는 처참한 싸움의 흔적인 핏자국과 흩날린 깃털만이 그들의 존재를 희미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목청 높은 부엉이들, 호그원의 독재에 유일하게 맞섰던 그 목소리는 이제 완전히 침묵당했다.

나무 아래가 조용해지자, 호그원 대장이 천천히 다시 단상 위로 올라섰다.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위압적이었다. 그는 텅 빈 나뭇가지를 한번 훑어본 뒤, 광장의 동물들을 향해 외쳤다.

"보았는가! 우리 농장의 신성한 평화와 질서를 파괴하려던 반역자들의 비참한 최후를! 저들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폭력으로 농장을 전복시키려 했다! 나는 이 시간부로, 농장의 안녕과 질서를 수호하고 숨어있는 반역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농장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그의 선언과 함께 까마귀 코르부스가 옆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사태 하의 새로운 규칙들을 날카롭게 외쳐댔다. 야간 통행금지, 3마리 이상 집회 금지, 모든 발언 사전 검열, 상호 감시 및 의심스러운 행동 즉시 보고 의무… 목록은 끝도 없이 이어졌고, 하나하나가 동물들의 숨통을 조여왔다.

"이 시간 이후," 호그원이 말을 이었다. "나의 모든 지시와 명령은 곧 농장의 법이다! 모든 동물은 즉각 복종해야 한다! 불복종은 곧 반역이며, 반역은 오직 파멸뿐이다!"

나무 위에 남아있던 호그원의 충실한 올빼미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몇몇은 안도하는 듯 보였지만, 다른 몇몇의 눈빛에는 당혹감이나 어쩌면 일말의 공포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 역시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광장에 모인 양들과 닭들은 극심한 공포에 질려 서로에게 바짝 붙어 몸을 떨었다. 몇몇 어린 동물들은 어미 품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까치 코코는 침착하게 자신의 윤기 나는 검은 깃털을 다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만족감인지, 혹은 차가운 계산인지 모를 기묘한 빛이 감돌았다.

늙은 당나귀 벤자민은 텅 빈 느티나무 가지와 단상 위의 호그원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는 길고 낮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더 나쁜 방식으로 돌아올 뿐이군. 채찍이 총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그날 밤 이후, 미래 농장은 완전히 다른 곳이 되었다. 무장한 경비견들이 삼엄하게 농장 곳곳을 순찰했고, 그들의 번뜩이는 눈초리 아래 동물들은 그림자처럼 조용히 움직였다. 헛간에서는 더 이상 낮은 속삭임조차 들리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불신과 공포가 안개처럼 짙게 내려앉았다.

느티나무의 상처 입은 가지들은 밤하늘을 향해 부러진 팔처럼 앙상하게 뻗어 있었고, 그 아래 단상에는 여전히 호그원이 버티고 서 있었다. 그는 마침내 절대적인 질서와 침묵을 손에 넣은 듯 보였지만, 그의 주변에는 그를 두려워하거나 증오하는 침묵, 그리고 그를 지키는 경비견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농장은 죽은 듯이 고요했지만, 그 침묵 속에는 뜨겁고 위험한 무언가가, 마치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조용히 응축되고 있는 듯했다.

제 5 장

'농장 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래 농장의 시간은 얼어붙은 듯 흘러갔다. 새벽 안개 속에서 동물들은 말없이 각자의 작업장으로 향했고, 낮 동안에는 오직 고된 노동의 소리와 감시하는 경비견들의 규칙적인 발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한때 농장을 가득 채웠던 웃음소리는 완전히 사라졌고, 이웃 간의 정겨운 인사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비견들의 날카로운 눈초리 아래, 동물들은 서로를 잠재적인 밀고자나 감시자로 여기는 듯 경계했다. 밤에는 삼엄한 통행금지로 농장 전체가 암흑과 침묵에 잠겼다. 그것은 평화가 아닌, 공포로 빚어낸 섬뜩한 고요였다.

한편, 호그원 대장은 예전 존스 씨가 살던 농장 본채를 자신의 집무실 겸 거처로 삼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뒤뚱거리며 농장을 순찰하지 않았다. 대신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혹은 창가에 놓인 푹신한 안락의자에 앉아 경비견 부대장과 까마귀 코르부스, 그리고 몇몇 가장 충실한 올빼미들의 보고를 받았다. 코르부스는 매일같이 "동물들의 충성심이 하늘을 찌를 듯하며, 대장 동지의 영도 아래 생산량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식의 아첨 가득한 보고를 올렸다. 호그원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때로는 까치 코코가 새로 가져온 반짝이는 유리구슬이나 장신구들을 감상하거나, 농장의 다른 동물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든 잘 익은 사과와 신선한 우유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그는 자신이 마침내 완벽한 질서를 이룩했으며, 농장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굳게 믿는 듯했다. 바깥세상의 굶주림과 공포, 불만은 두꺼운 벽과 아첨꾼들에 의해 완벽히 차단되어 있었다.

그러나 농장 본채 바깥의 현실은 코르부스의 보고와는 정반대였다. '새 도랑 파기' 작업은 '비상사태 극복을 위한 총력 생산'이라는 명목 아래 더욱 강압적으로 진행되었고, 동물들의 배급량은 '국가 비축분 확보'라는 이상한 이유로 또다시 줄어들었다. 비쩍 마르고 지친 늙은 말 한 마리가 결국 진흙탕 속에서 쓰러져 숨을 거두었지만, 그의 죽음은 '나약함과 비효율성이 자연 도태된 증거'로 간단히 치부될 뿐이었다. 경비견들은 그의 시체를 조용히 끌고 갔고, 다른 동물들은 감히 슬퍼하거나 분노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다음은 자신의 차례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속에서 다시 삽질을 계속해야 했다. 절망이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느티나무 위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목청 높은 부엉이들이 사라진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고, 그 참혹했던 밤의 기억은 남아있는 부엉이들에게 깊은 상처와 공포를 남겼다. 한동안 그들은 서로 말도 섞지 않고, 각자의 둥지에서 숨죽인 채 지냈다. 그러나 호그원의 잔혹한 숙청과 끝을 모르는 폭압, 그리고 농장이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드는 현실은, 심지어 그의 충실한 지지자였던 일부 올빼미들의 마음속에도 천천히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번 회의에서 호그원을 열렬히 변호했던 갈색 올빼미는 땅바닥에 처참하게 내팽개쳐졌던 동료 부엉이들의 모습과 그들의 절규를 밤마다 악몽처럼 되풀이해서 보았다. '질서'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그 야만적인 폭력은 그가 굳게 믿었던 모든 것을 흔들었다. 이것이 진정 농장을 위한 길인가? 이것이 우리가 꿈꿨던 미래 농장의 모습인가? 그의 마음속에서 의심과 회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그는 용기를 내어 평소 온건했던 다른 올빼미 몇몇에게 비밀스럽게 접근했다. 그들은 경비견들의 눈을 피해, 농장에서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서 만났다. 갈색 올빼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동지들… 이것은 질서가 아니네. 광기일 뿐이야. 호그원은 농장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마저 스스로 짓밟았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가?"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절박함이 묻어났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망설이던 다른 부엉이들도 하나둘 그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들 역시 호그원의 폭주와 농장의 파탄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들은 호그원의 '비상사태' 선포가 명백한 규칙 위반이며, 이대로 가다가는 농장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때, 가장 나이가 많은 부엉이 하나가 먼지 쌓인 옛 농장 규칙집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규칙집에는 '농장의 근간을 흔드는 명백한 행위를 한 지도자는, 전체 회의의 이름으로 그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탄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그 조항을 조심스럽게 입에 올렸다. 그것은 반역으로 몰릴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이었지만, 동시에 암흑 속에서 발견한 한 줄기 빛,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다.

그 후 며칠 동안, 느티나무 주변에서는 부엉이들이 예전보다 더 자주 모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물론 대놓고 모이지는 못했고, 두세 마리씩 짝을 지어 농장 외곽의 숲이나 달빛이 비치지 않는 낡은 헛간 뒤편에서 은밀히 만나는 식이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이전의 공포 대신, 비장한 결의와 조심스러운 희망이 함께 서려 있었다. 그들은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부엉이들을 설득했으며, 다가올 행동을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늙은 당나귀 벤자민은 밤마다 달빛 아래 그들의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지켜보며, 아주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냉소적인 표정에 아주 잠깐, 거의 알아챌 수 없는 변화가 스쳐 지나갔다.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별빛을 찾는 눈은 있는 법이지."

한편, 농장 본채에서는 여전히 호그원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코르부스의 아첨하는 소리가 밤늦도록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공포의 질서 속에서, 권력의 단꿈에 취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발밑에서 조용히, 하지만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한 폭풍의 기운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 6 장

부엉이들의 비밀 회합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한탄이나 분노의 표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타오르는 저항의 불씨였다. 밤이 깊어 달빛마저 희미해진 시간에, 농장 외곽의 낡고 버려진 양 우리 뒤편, 혹은 아무도 찾지 않는 숲 속 깊은 곳에서, 그들은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번 호그원을 열렬히 변호했지만 이제는 그의 폭정에 등을 돌린 갈색 올빼미가 그 중심에 있었다. 그들은 먼지 쌓인 옛 농장 규칙집 두루마리를 몰래 펼쳐 '지도자 제명 조항'(탄핵)의 정확한 절차와 요건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 '농장의 근간을 흔드는 명백한 행위를 한 지도자는, 전체 회의 구성원 과반수의 발의와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그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그것은 까마득한 옛날, 농장이 처음 세워질 때 만들어진 조항이었고,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위험천만하지만 유일하게 남은 합법적인 길이었다.

그러나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 까마귀 코르부스는 의심의 눈초리를 번뜩이며 이전보다 더 자주 느티나무 주변과 농장 외곽을 정찰했고, 그의 졸개인 눈치 빠른 작은 새들이 부엉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듯했다. 경비견들의 순찰 경로는 예측 불가능하게 바뀌었고, 밤에는 횃불까지 밝혀 들고 다녀 비밀 회합 장소를 샅샅이 뒤지는 듯했다. 부엉이들은 서로 연락하기 위해 복잡하고 알아듣기 힘든 암호 울음소리를 사용해야 했고,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다른 부엉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극도의 조심스러움이 요구되었다. 많은 부엉이들이 여전히 호그원의 잔혹한 보복을 두려워하며 침묵하거나 망설였다.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는가?", "우리가 나선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하는 체념 섞인 목소리도 들려왔다.

어느 날 밤, 낡은 양 우리 뒤편에서 모임을 갖던 중, 갑자기 마른 잎사귀를 밟는 소리와 함께 경비견 두 마리가 킁킁거리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부엉이들은 순식간에 숨을 죽이고 차가운 어둠 속으로 몸을 납작하게 숨겼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듯했다. 경비견들은 양 우리 주변을 잠시 맴돌며 냄새를 맡더니, 별다른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는지 으르렁거리며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부엉이들은 한참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들의 깃털은 공포로 바짝 서 있었다. 호그원의 눈과 귀는 농장 곳곳에 뻗어 있었고,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들은 호그원의 폭정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모으는 데 필사적이었다. 삼엄한 감시와 코르부스의 정보 통제 때문에 직접적인 물증 확보는 거의 불가능했지만, 그들은 각자 목격하고 경험한 사실들을 기억 속에서 되살려 밤새도록 공유하고 기록했다. 굶주림과 과로로 죽어간 늙은 말의 마지막 모습, 병든 새끼 양에게 갈 약초를 빼앗아 코코에게 바친 경비견의 행태, 코르부스가 퍼뜨린 명백한 거짓말과 선동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느티나무에서 벌어졌던 동료 부엉이들에 대한 잔혹한 공격과 명백히 불법적인 비상사태 선포. 그들은 또한 농장의 가장 오래되고 신성한 규칙,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제3조가 어떻게 돼지들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노골적으로 무시되고 변질되었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것들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지도자 호그원이 농장의 근간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농장의 상황은 절망적으로 악화되었고, 동물들의 눈빛은 생기를 잃어갔다. 부엉이들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어둠 속에서 모인 그들의 눈빛은 비장했다. 갈색 올빼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더 기다리다가는 농장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네.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어. 우리가 가진 것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행동해야 하네. 규칙에 따라, 우리의 이름으로, 그리고 침묵 속에서 죽어간 동료들의 이름으로." 부엉이들은 마침내 다음 공식 회의에서 '지도자 제명 조항'을 발의하기로 결의했다. 성공 가능성은 희박했고, 실패했을 경우 돌아올 보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침묵 속에서 서서히 질식하느니 마지막 불꽃이라도 태워보는 것이 낫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다음 부엉이 회의는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 속에서 시작되었다. 호그원의 충실한 올빼미들은 마치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앞자리를 차지했고, 까마귀 코르부스는 마치 감시자처럼 회의장 구석 가장 높은 곳에 앉아 날카로운 눈빛으로 아래를 훑어보고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에는 경비견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배치되어, 혹시 모를 소요 사태에 대비하는 듯 동물들의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코르부스가 호그원의 치적을 찬양하는 몇 가지 형식적인 보고들이 오간 뒤, 마침내 갈색 올빼미가 떨리는 다리를 애써 감추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회의장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의 심장 소리가 다른 부엉이들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차분하고 단호했다.

"의장 동지,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 미래 농장의 존립을 위해, 그리고 스러져간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위해, 먼지 쌓인 옛 규칙집 속의 '지도자 제명 조항'을 발의하고자 합니다."

회의장은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얼어붙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충실한 올빼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코르부스는 깃털을 곤두세웠다. 갈색 올빼미는 침을 한번 삼키고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대장 호그원이 농장의 최고 규칙과 서약을 명백히 위반하였으며, 불법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우리 회의의 신성한 권능을 침해하였고, 동료 의원들을 잔혹하게 공격하여 침묵시켰으며, 모든 동물의 평등권을 짓밟아 농장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었음을 공식적으로 고발합니다! 이에, 그의 제명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심판할 것을 엄숙히 제안합니다!"

갈색 올빼미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회의장에는 폭풍 전야보다 더 무겁고 위험한 침묵이 흘렀다. 그것은 곧 터져 나올 격렬한 반응을 예고하는 듯했다. 잠시 후, 예상대로 충실한 올빼미들 사이에서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고함이 터져 나왔다.

"반역이다! 저자를 당장 끌어내라!"

"감히 위대한 대장 동지를 모함하다니!"

코르부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부엉이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도 잊은 채 황급히 어디론가 날아갔다. 분명 호그원에게 이 충격적인 소식을 직접 전하기 위함일 터였다. 느티나무 아래의 경비견들이 일제히 으르렁거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는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사납고 위협적으로 온 농장에 울려 퍼졌다.

미래 농장의 운명을 건, 위험하고도 장엄한 도박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었다.

제 7 장

갈색 올빼미의 폭탄선언은 부엉이 회의장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호그원의 충실한 올빼미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고함을 질러댔다.

"반역이다! 저자의 목을 비틀어라!"

"감히 위대한 대장 동지를 모함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농장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역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일부는 당장이라도 갈색 올빼미와 그를 지지하는 소수의 부엉이들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다른 부엉이들은 공포와 혼란 속에서 어쩔 줄 몰라 그저 웅성거릴 뿐이었다. 회의를 주재하던, 나이가 지긋하고 비교적 중립적으로 여겨지던 흰 올빼미 의장은 당황하여 연신 그의 작은 나무 망치(나뭇가지 조각이었다)를 두드리며 외쳤다. "정숙! 정숙하시오! 회의 규칙을 지키시오! 발언권을 얻고 말씀하시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분노한 고함 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갈색 올빼미와 그를 지지하는 부엉이들은 서로 등을 맞댄 채, 금방이라도 닥쳐올지 모를 물리적 공격에 대비하며 굳건히 버티고 섰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함께 비장한 결의가 서려 있었다.

한편, 농장 본채에서는 까마귀 코르부스가 숨을 헐떡이며 날아들어와 방금 전 회의장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상황을 호그원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들은 호그원의 얼굴은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그의 눈은 마치 터질 듯이 부릅떠졌다. 그는 커다란 앞발로 옆에 있던 잘 익은 사과 더미를 내리쳐 짓뭉개며 포효했다.

"감히! 저 미천한 부엉이 놈들이 감히 나를, 이 위대한 호그원을 끌어내리려 해? 배은망덕한 놈들! 용서할 수 없다!"

그는 당장 경비견 부대장을 호출하여 고함을 질렀다. "지금 당장 느티나무로 가서 저 반역자 놈들을 모조리 체포해!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저들의 둥지를 박살 내버려!"

그의 옆에서 차분히 깃털을 고르던 까치 코코가 그의 팔을 부리로 살짝 쪼며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치 침착했다. "대장님, 잠시만 진정하세요. 저들을 지금 당장 잡아들여 봐야 '탄압'이라는 빌미만 줄 뿐이에요. 저들의 '불법적인 회의 진행'을 문제 삼아 표결 자체를 막는 편이 더 깔끔해요. 나중에 저들을 반역죄로 몰아 처단할 때도 명분이 서고요. 지금은 '회의장의 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개입하는 겁니다."

호그원은 잠시 코코의 말을 되새기는 듯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경비견 부대장에게 명령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분노로 떨렸지만, 한층 교활해져 있었다. "좋다! 지금 즉시 정예 병력을 이끌고 가서 '소란 행위로 혼란에 빠진 회의장의 질서를 회복'하고, 소요를 주동한 자들을 '보호 조치'하여 안전한 곳으로 이송해라!"

느티나무 위, 갈색 올빼미는 코르부스가 황급히 날아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시간이 없었다. 호그원의 개들이 곧 들이닥칠 것이었다. 그는 의장을 향해, 그리고 혼란에 빠진 회의장을 향해 다시 한번 다급하게 외쳤다.

"의장 동지!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시간이 없습니다! 호그원의 개들이 오고 있습니다! 규칙에 따라, 발의된 안건은 즉시 표결에 부쳐야 합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호그원의 탄핵소추안 가결 여부를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합니다!"

그의 절박한 외침에 회의장은 다시 술렁였다. 충실한 올빼미들은 "날치기다!" "절차를 무시한 불법 표결이다!"라고 외치며 방해하려 했지만, 갈색 올빼미와 뜻을 같이하는 부엉이들은 필사적으로 다른 부엉이들에게 속삭이고 눈짓을 보냈다.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호그원의 발톱 아래 죽게 될 것이다!" "농장의 마지막 희망을 저버리지 말라!" "저 폭군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뿐이다!" 공포와 결의가, 체념과 용기가 뒤섞인 눈빛들이 허공에서 어지럽게 부딪혔다.

흰 올빼미 의장은 창백해진 얼굴로 잠시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의 눈앞에는 농장의 오랜 규칙이 있었고, 바로 아래에서는 수십 마리 경비견들의 흉흉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마침내 그는 눈을 질끈 감고, 마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외쳤다.

"규칙에 따라… 대장 호그원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한 가결 여부를 묻겠습니다! 찬성하는 의원은 흰 조약돌을, 반대하는 의원은 검은 조약돌을 앞에 놓으시오!"

부엉이들은 서둘러 각자 품속에 숨겨두었던 조약돌을 꺼내 들었다. 그들의 날개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나무 아래에서 경비견들의 우렁찬 짖는 소리와 함께 나무 기둥을 기어오르는 수많은 발톱 소리가 격렬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거의 없었다.

부엉이들은 공포에 질린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각자의 의사를 표시하는 조약돌을 나뭇가지 위에 내려놓았다. 흰 조약돌과 검은 조약돌들이 어지럽게 쌓였다. 의장은 숨 가쁘게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충실한 올빼미들이 표결을 방해하려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제명파 부엉이들이 온몸으로 그들을 막아섰다. 개 짖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는 이제 바로 머리 위, 등 뒤에서 들리는 듯했다. 마침내 의장이 거의 비명에 가까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찬성… 백두 표! 반대… 여든여덟 표! 가… 가결되었소!"

결과가 선언되는 바로 그 순간, 시커먼 경비견 몇 마리가 마침내 회의장 나뭇가지 위로 뛰어올라 으르렁거리며 닥치는 대로 부엉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회의장은 다시 한번 공포의 비명과 깃털, 부러지는 나뭇가지 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선언되었다. 비록 한밤중의 기습적인 표결이었고, 폭력적인 위협 속에서 간신히 이루어졌지만, 부엉이 회의는 마침내 폭군 호그원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갈색 올빼미는 동료들과 함께 개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피해 필사적으로 어둠 속으로 몸을 날리면서 생각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

제 8 장

느티나무 위에서의 소란이 잦아들자, 광장에는 다시 한번 섬뜩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승리감에 도취한 경비견들은 포로로 잡은 부엉이들을 거칠게 끌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그들이 남긴 것은 부러진 나뭇가지와 흩어진 깃털, 그리고 동물들의 마음속 깊이 새겨진 공포뿐이었다. 갈색 올빼미는 표결 결과를 기록한 작은 나무껍질 조각을 부리에 단단히 문 채, 동료 몇몇과 함께 필사적으로 밤의 장막 속으로 몸을 숨겼다. 한때 농장의 의회였던 느티나무는 이제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폭력과 배신의 상징처럼 앙상하게 서 있었다.

농장 본채에 도착한 경비견 부대장의 보고는, 표결이 가결된 직후에야 '질서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호그원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이빨 가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무능한 놈들! 그깟 부엉이 몇 마리도 제때 처리하지 못해서 이 사달을 만들어!" 그는 탁자를 발로 걷어차며 포효했다. 옆에 있던 코르부스가 황급히 날아와 그의 귀에 속삭였다. "대장 동지,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저들의 불법적인 표결은 원천 무효임을 선포하고, 반역자들을 철저히 색출하여 본보기로 삼아야 합니다!"

호그원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코르부스의 말을 따랐다. "옳은 말이다! 지금 당장 온 농장에 알려라! 어젯밤의 표결은 일부 반역자들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불법적으로 강행한, 원천 무효인 행위다! 그들은 농장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꾸민 중범죄자들이며, 이제 숨어서 비열한 선동을 계속할 것이다! 주동자 부엉이들, 특히 갈색 올빼미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협조하는 동물에게는 평생 먹을 수 있는 사료와 최고의 잠자리를 포상하겠다! 하지만 그들을 숨겨주거나 조금이라도 돕는 자는 반역자로 간주하여 온 가족과 함께 즉결 처분하겠다!"

코르부스는 즉시 농장 곳곳을 날아다니며 호그원의 살벌한 포고령을 과장된 몸짓과 함께 퍼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협박과 회유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농장은 이제 완벽한 공포 정치 아래 놓였다. 경비견들은 밤낮없이 떼를 지어 순찰을 돌았고, 헛간과 동물 우리에 대한 불시 검문과 무자비한 수색이 일상화되었다. 동물들은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고, 이웃의 작은 신음 소리에도 깜짝 놀라 숨을 죽였다.

하지만 철권 통치와 감시에도 불구하고, 부엉이 회의에서 벌어진 일, 즉 호그원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었다는 소문은 마른 들판에 불 번지듯 조심스럽게 퍼져나갔다. 어떤 동물들은 '감히 대장에게 맞서다니, 이제 다 죽었다'며 절망했지만, 다른 동물들은 '돼지의 시대도 끝이 보이는가' 하며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를 품기 시작했다. 호그원에 대한 지지와 반감은 더욱 극명하게 갈렸고, 농장의 분열은 더욱 깊고 위험해졌다. 굶주림과 고된 노동은 여전했지만, 이제 그 위에 공포와 불신, 그리고 희미한 기대감이 뒤섞여 폭발 직전의 화약고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도, 규칙을 따르려는 마지막 노력이 처절하게 이루어졌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했던 늙은 흰 올빼미 의장은, 비록 호그원의 수배령을 피해 숨어 지내는 신세였지만, 농장의 마지막 보루인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기로 결심했다. 그는 밤의 가장 깊은 어둠, 경비견들의 교대 시간의 짧은 틈을 이용했다. 표결 결과를 공식적으로 기록한 나무껍질 문서(갈색 올빼미가 탈출하며 떨어뜨린 것을 그가 죽을힘을 다해 몰래 챙겼었다)를 부리에 물고, 그는 그림자처럼 '선례의 연못'으로 향했다. 심장은 터질 듯 뛰었지만, 그의 발걸음은 놀랍도록 침착했다.

마침내 연못의 질척한 가장자리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살핀 뒤 가져온 작은 돌멩이에 문서를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아홉 현자 거북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연못가 진흙 위에, 하지만 물에 잠기지 않을 자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것은 농장의 마지막 희망을 담은 편지이자, 법과 정의에 대한 마지막 호소였다. 그는 한 점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서둘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등 뒤로 새벽의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한편, 갈색 올빼미와 그의 동료들은 농장 외곽의 인적이 드문 숲 속, 비바람을 간신히 피할 수 있는 낡은 나무 구멍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들은 춥고 배고팠으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협에 매 순간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낮에는 죽은 듯이 숨어 지내고, 밤에만 몰래 나와 굶주린 배를 채울 나무 열매나 작은 벌레를 찾아야 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물었다.

"우리가 너무 무모했던 걸까?"

"거북이 영감들을 믿어도 될까? 그들이 호그원의 협박에 넘어가지 않을까?"

"다른 동물들은 과연 우리 편에 서 줄까?"

질문에는 답이 없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얼마 남지 않은 희망의 불씨를 나누며 버텼다. 그들의 어깨에는 이제 자신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농장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었다.

'선례의 연못' 가장자리, 진흙 위에 놓인 작은 나무껍질 문서는 차가운 새벽이슬에 흠뻑 젖어가고 있었다. 연못 속 아홉 마리의 늙은 거북들은 아직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수천 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깊은 물속에서 느리고 조용하게 잠들어 있는 듯했다. 그들이 과연 이 작은 나무껍질 조각에 담긴, 농장의 운명을 뒤흔들 폭풍의 씨앗을 발견할지, 발견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편, 농장 본채에서는 호그원이 충실한 올빼미들과 경비견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반역자 색출과 농장 정화'를 위한 새로운 작전 계획을 열정적으로 발표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와 절대적인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연못가에 놓인, 이슬에 젖어가는 작은 나무껍질 문서 따위는 그의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힘과 복종뿐이었다.

제 9 장

몇 주가 또 속절없이 흘러갔다. '선례의 연못' 가장자리에 놓인 나무껍질 문서는 비바람에 해지고 진흙에 얼룩져, 이제는 처음의 절박했던 외침보다는 그저 연못가 풍경의 일부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농장의 동물들은 숨 막히는 기다림과 변함없는 현실에 지쳐갔다. 호그원의 '비상사태' 포고령은 여전히 유효했고, 경비견들의 삼엄한 감시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부엉이 회의의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한때 농장을 뒤흔들었던 충격적인 사건은, 이제 현실적인 변화의 희망이라기보다는 아득한 옛일, 혹은 씁쓸한 농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다시 그들의 유일한 현실인 굶주림과 고된 노동, 그리고 서로를 향한 불신에 순응해가는 듯 보였다.

마침내, 거의 잊혀질 때쯤, 연못 속 아홉 마리의 늙은 거북들 중 하나가 마침내 그 문서를 발견했다. 가장 나이가 많고 목 주름이 유난히 많은, 눈꺼풀이 거의 감겨 앞을 제대로 보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거북이었다. 그는 느릿느릿 진흙 위로 올라와, 반쯤 감긴 눈으로 문서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그의 느린 시간 속에서 몇 번의 해가 뜨고 졌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느릿느릿 물속으로 들어가, 마치 중대한 비밀이라도 되는 듯 다른 거북들에게 속삭였다.

거북들의 첫 반응은 지혜로운 숙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문서의 내용, 즉 농장 지도자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보다는, '어떻게 이 신성한 연못가에 허락 없이 물건을 놓을 수 있는가?' 혹은 '이 나무껍질은 어떤 종류의 나무에서 왔는가, 혹시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닌가?' 같은 사소하고 엉뚱한 문제에 더 열을 올렸다. 그들에게는 농장의 운명보다 연못의 평온과 자신들의 안위가 더 중요해 보였다.

며칠이 더 지난 후에야, 아마도 연못 주변을 맴돌던 코르부스의 압력 때문이었는지, 거북들은 마지못해 그 문서를 공식 안건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숙의'는 연못 가장 따뜻하고 깊은 곳,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는 그들만의 '현자의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현자들이 모여 정의를 논하는 엄숙한 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떤 거북은 회의 내내 자기 등껍질에 새로 생긴 이끼의 색깔에만 집중했고, 다른 거북은 백 년도 더 된 다른 거북과의 영역 다툼(주로 햇볕이 잘 드는 돌멩이 자리 소유권에 관한 것이었다)을 끄집어내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또 다른 거북은 호그원의 경비견들이 연못 근처를 어슬렁거릴 때마다 겁에 질려 등껍질 속으로 머리를 깊숙이 숨겨버리기 바빴다.

그들은 탄핵소추안의 핵심 내용, 즉 호그원의 폭정과 규칙 위반보다는, '농장의 근간'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놓고 몇 날 며칠을 허비했다. 그들은 고대 거북 철학자들의 문헌을 인용하며 단어의 어원적, 철학적, 심지어 수생학적 의미까지 파고들었다. 그들은 또한 탄핵소추 절차의 유효성을 따지기 위해, 수백 년 전 농장 연못의 물고기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영역 다툼에 관한 판례들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들은 현명하고 신중하게 보이려고 애썼지만, 그들의 반쯤 감긴 눈빛에는 책임에 대한 두려움과 깊은 귀찮음, 그리고 자신들의 안위와 사소한 이해관계에 대한 계산만이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에는 거북들의 존재를 무시하고 오직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호그원도, 탄핵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는지 태도를 바꾸었다. 그는 코르부스를 '선례의 연못' 주변에 보내 거북들의 동태를 살피게 하는 한편, 은밀한 제안을 전달하게 했다. 코르부스는 거북들에게 노골적인 위협 대신, "위대하신 대장 동지께서 아홉 현자들의 깊고 넓은 지혜와 공명정대한 판단을 굳게 믿고 계시다"는 식의 감언이설과 함께, "만약 올바른 결정(물론 호그원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신다면, 연못 주변에 가장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수초를 평생 공급해 드릴 것이며, 경비견들이 연못의 평화를 영구히 보장해 드릴 것"이라는 달콤한 회유책을 흘렸다.

동시에 코르부스는 농장 동물들에게 연일 선전 방송을 해댔다. "우리 아홉 현자 거북님들께서는 농장의 백년대계가 걸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아주 신중하고 깊이 있게 숙고하고 계시다. 일부 반역자들의 얄팍한 선동과 조급함에 흔들리지 말고, 거북님들의 최종 판단을 경건하고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것이 성숙한 동물의 자세이다." 그의 말은 거북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동시에, 동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교활한 술책이었다.

숲 속에 숨어 지내는 갈색 올빼미와 동료들은 거북들의 지지부진하고 한심한 행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들은 늙은 당나귀 벤자민이나 밤에 몰래 활동하는 몇몇 작은 동물들을 통해 거북들에게 호그원의 만행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을 전달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들의 메시지가 삼엄한 감시망을 뚫고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설사 전달되었다 한들 등껍질 속에 숨어 사는 거북들이 귀 기울이기나 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시간은 동물들의 편이 아닌 듯 속절없이 흘러갔고, 그들의 희망은 마치 한낮의 안개처럼 점점 희미해져 갔다.

마침내 몇 주가 더 흐른 뒤, 농장 전체가 숨죽여 기다리던 아홉 현자 거북들의 중대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탄핵 심판에 대한 결정이 아니었다. 그들은 탄핵소추안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심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며, 그 첫 번째 안건으로 '농장의 근간'이라는 문구의 어원적, 철학적, 역사적, 그리고 수생학적 의미에 대한 대규모 학술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준비와 발표자 선정, 그리고 각계각층(주로 연못에 사는 물고기와 개구리들이었다)의 의견 수렴에만 또 몇 주가 소요될 예정이었다.

연못가에서 이 우스꽝스러운 발표를 전해 들은 벤자민은 땅이 꺼져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피로와 냉소가 어려 있었다. "결국, 농장의 운명이 단어 하나의 정의에 달렸군. 아마 저 단어가 정의될 때쯤이면, 농장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지."

거북들의 연못은 여전히 태고의 신비라도 간직한 듯 평온해 보였지만, 미래 농장 전체는 느리고, 지루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과정 속으로 서서히 침몰하고 있는 듯했다. 희망과 분노마저 희미해진 자리에는 깊은 무력감만이 안개처럼 내려앉고 있었다.

제 11 장 (마지막 장)

길고 혹독했던 겨울이 농장을 삼켰다. 얼어붙은 땅 위로 칼바람이 몰아쳤고, 동물들은 앙상한 뼈마디가 시리도록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간신히 숨만 붙어 있었다. 헛간 지붕 아래서는 밤마다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은 동료들의 시체가 조용히 실려 나갔지만, 이제는 그 죽음조차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졌다. 슬픔이나 분노는 사치였다. '선례의 연못'의 아홉 현자 거북들은 그들의 두꺼운 등껍질 아래에서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고, 그들이 요란하게 구성하기로 했던 '특별 소위원회'는 이름조차 누구의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한때 농장을 뒤흔들었던 호그원 탄핵소추안 문제는 이제 매서운 현실 앞에서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 아득하고 의미 없는 과거사가 되어버렸다. 살아남는 것, 그것이 유일한 현실이었다.

마침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찾아왔다. 얼었던 땅이 녹고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났지만, 농장의 풍경은 여전히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웠다. 동물들의 배급량은 겨울보다는 아주 약간 늘어났지만(봄에는 늘 그래왔듯이), 그것은 겨우 연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이었을 뿐, 결코 그들의 고된 노동을 보상하거나 굶주린 배를 채워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경비견들의 날카로운 눈빛과 삼엄한 감시는 여전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비상사태'는 해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봄이 왔지만, 동물들의 마음에는 새로운 희망 대신 깊은 피로감과 체념만이 겨우내 쌓인 눈처럼 두텁게 남아 있었다.

호그원 대장은 이제 농장 일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가끔 중요한 기념일이나 공식 집회에 나타나 짧고 형식적인 연설을 했지만, 예전의 불같은 카리스마나 위압적인 기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는 농장 본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몸은 예전보다 훨씬 더 비대해졌으며 움직임은 더욱 둔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농장의 실질적인 운영은 이제 교활하고 말이 번지르르한 까마귀 코르부스와, 새로 부대장이 되어 더욱 잔혹해진 검은 개가 도맡아 하는 듯 보였다. 호그원의 통치는 여전히 농장 전체를 짓눌렀지만, 그것은 더 이상 불같은 분노나 광적인 이념이 아닌, 그저 차갑고 무겁고 끈질긴 관성과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듯했다. 그는 제거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승리하지도 않은 채,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며 농장 위에 군림했다. 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기력이었다.

숲 속으로 사라졌던 저항의 마지막 불씨, 갈색 올빼미와 그의 동료들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해졌다. 어떤 동물들은 그들이 결국 경비견들에게 잡혀 비밀리에 처형되었을 것이라고 수군거렸고, 다른 동물들은 그들이 절망 속에서 농장을 완전히 떠나 멀리, 아주 멀리 날아가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깊은 숲 속 어딘가에서 조용히 굶어 죽었을지도 몰랐다. 진실은 아무도 몰랐고, 이제는 알려고 하는 동물도 거의 없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용기 있는 저항과 희생은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시간 속에, 그리고 동물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때 그들을 지지하거나 응원했던 동물들조차 이제는 그들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해졌다.

봄이 되어 겨울잠에서 깨어난 아홉 현자 거북들은 자신들의 '중대한 임무'를 다시 떠올렸는지, 아니면 그저 따뜻한 햇볕을 쬐기 위해서였는지, 연못가에 모여 느릿느릿 짧은 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며칠 후, 농장 게시판(물론 읽을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었다)에는 그들의 새로운 결정이 공고되었다. 작년에 구성하기로 했던 '특별 소위원회'의 활동을 이제 시작하며, 소위원회의 첫 번째 과제는 작년 '학술 토론회'에서 발표되었던 방대하고 심오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여 목록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작업에만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심지어 거북들 자신조차도 모르는 듯했다. 동물들은 이제 그들의 발표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거북들은 그들만의 시간 속에서, 농장의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채,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그들만의 놀이를 하고 있었다.

시간은 그렇게 또 무심하게 흘러갔다. 미래 농장의 동물들은 여전히 '새 도랑 파기'(이제는 '영광과 번영의 대수로 건설'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렸다) 현장에서 고된 노동을 계속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땀은 비 오듯 흘렀고 등가죽은 타들어갔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늘 아래에서는 경비견들이 지루한 듯 하품을 했고, 까치 코코는 새로 얻은 듯한 반짝이는 은수저를 부리에 물고 의기양양하게 농장 본채로 날아갔다.

늙은 당나귀 벤자민은 언덕 위, 예전과 똑같은 자리에서 이 모든 풍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이제 막 노동을 시작한 어린 당나귀가 서 있었다. 어린 당나귀가 물었다. "할아버지,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요? 뭔가 달라질 날이 오기는 할까요?"

벤자민은 아무 대답 없이 그저 멀리, 호그원의 농장 본채와 동물들이 일하는 들판, 그리고 느티나무를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피로와 냉소, 그리고 아주 희미한 슬픔이 담겨 있었다. 한때 농장을 뒤흔들었던 격렬한 사건들 – 혁명, 희망, 배신, 저항, 탄핵 소동 – 은 이제 정말로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았다. 아무것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혹은, 어쩌면 모든 것이 더 나빠졌는지도 몰랐다. 더 조용하고, 더 체계적이고, 더 교묘하고, 더 희망 없는 방식으로.

동물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견뎌낼 뿐이었다. 그들의 삶은 시작도 끝도 없는,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순환처럼 보였다. 누구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누구도 더 이상 불평하거나 저항하지 않았다. 그것이 미래 농장의 새로운 질서, 혹은 영원히 계속될 오래된 무질서였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지만, 그 아래 농장은 거대한 잿빛 무덤 같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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